연구실 내 책상 앞에서 퇴근하기 전에 쓰는 오늘의 생각정리
빠르게 보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좀 느리게 보면 고등학교 2학년 즈음부터 '연구자', '과학자'란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으레 이공계생이라면 당연하게 가야된다고 여겨지는 대학원이라고 생각됐고 그게 내 길인줄만 알았다.
그래서 남들과는 다르게 사춘기때 흔히 겪는 진로고민 없이 '이게 내 길인가보다.'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R&E 프로그램을 통하여 '연구'라는 것을 하게 되었는데
엄밀히 말하면 연구라기 보다는 그 실험실에서 나온 논문들을 익혀 실험을 반복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2학년때도 상황은 비슷했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무언가 대학원 생활 비슷한 것을 체험해 보았던 것 같다.
그동안 대학원을 갈까, 말까 하며 그렇게도 많은 시간을 쏟아 고민 했던 것은
어찌 보면 너무 아는게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다.
불과 1년, 2년전 지도교수나 관심있는 연구실을 정할 때도
교수님이 어떤 대학에서 학위를 받으셨는지, 논문이 1년에 몇편이나 나오나만 생각했지
(이게 일반적으로 비이공계에서 이공계를 바라보는 시각인듯도 하다. 실적중심평가!)
정작 그것보다 더 중요한
어떤 논문이, 어느정도 impact factor를 가지고 있는 학술지에 게재되었는지
피인용은 몇 번이나 되었는지
교수님은 Post doc때 어떤 연구를 어디서 하셨는지
Alumni들은 어떠한 진로로 진출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연구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정말 남들에게 인정받는 '좋은 연구'를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여기 대학원생분들 보면 하루종일 연구생각! 연구생각! 연구생각! 인 것 같다.
연구에 미치지 않고서야 이 바닥에서는 성공하기 힘들 것 같다. 물론 천재적인 아이디어가 있으면 가능하겠지만 보통의 경우에 ^^
많은 연구실의 불이 24시간 내내 꺼지지 않듯이, 연구를 향한 열정이 불타올라야 그제서야 비로소 '좋은 연구'를 할 준비가 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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