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박사 교수님을 만나다!
- KAIST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님 인터뷰


<정하웅 교수님 소개 및 약력>

복잡계 네트워크 과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해온 주요 연구자들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미국 노터데임대학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던 1999~2001년에 <네이처>에 5편의 논문을 잇달아 쓰면서 주목 받았다. 물리·생물·전산·사회·경제학 등 영역에서 다양한 연결망의 구조와 성질을 연구하며, 총 인용 횟수 8천 번이 넘는 논문들을 발표해왔다. 최근엔 미래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에 대해서도 연구하며 네트워크 안에서 일어나는 동역학의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1998 : Seoul National University (Ph. D. in Physics)
1993 : Seoul National University (M.S. in Physics)
1991 : Seoul National University (B.S. in Physics)
△ KAIST지정 석좌 교수(물리학)
△ 교육과학기술부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2010년 5월)


  이제 2011학년도 1학기를 마무리 하는 시점, 많은 수의 장학생들이 고민하는 바로 그것. 학부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대통령과학장학생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이공계국가장학생들은 대학원으로의 진로를 희망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창업이나 취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보인다. 진로 선택 시 대부분이 제 1순위로 생각하고 있는 대학원 진학. 하지만 막상 준비를 하려니 어떤 분야의 연구를 하고 싶은지도 확실치 않고, 국내 대학원으로의 진학을 준비해야 하는지 아니면 해외 대학원 유학을 준비해야 하는 지조차 헷갈리기만 한다.

  현재 학계에 종사하고 계신 많은 분들이 학생 시절이었던
1980~90년대만 해도 한 번쯤은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2000년대 들어 학사, 석사, 박사를 모두 한국에서 마치고서도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룬 분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이번 <대장금 인터뷰>에서는 국내 토종 박사 교수님을 만나다!’ 라는 주제로 국내에서 학위를 받으시고도 교수로서 널리 활약을 펼치시는 KAIST 정하웅 교수님을 직접 만나보았다.

  정하웅 교수님은
1991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학사과정에 입학하시고 그 이후 석사, 박사 과정을 모두 서울대학교에서 마치셨다. 고등학교 때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물리학을 기반으로 공부하면 후에 다른 학문을 배우는 데에도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생각에 물리학과를 선택하시고 수학과 전산 분야에도 관심이 있어 전산물리학 관심을 가지셨다. 현재는 복잡계 및 통계물리 분야의 연구를 하고 계신다. 교수님은 자신의 연구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
과거에는 전통적인 물리학 연구에 많은 물리학자들이 모여들었지만 요즘에는 물리학도 다양한 분야로 넓혀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저도 그 중 하나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셈인데, 물리학의 경계(boundary)를 넓혀가는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죠."


  보통 이공계 학부
,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에는 세 가지 진로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산업체에서 응용, 공학 분야의 일을 하는 것, 학교에 남아 연구와 교육을 하는 것, 연구소에서 기초연구나 응용연구를 수행하는 것이다. 현재도 많은 수의 학부생들은 졸업 이후에 무엇을 할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 학부 졸업 후에는 두가지 길로 나뉘는데, 바로 취업을 하는 것과 대학원에 진학하여 계속 공부를 하는 것이다.

  정하웅 교수님께서도 학부 때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하셨다고 하신다
. 교수님 전 세대까지만 해도 많은 수의 남학생들은 6개월간의 석사 장교를 마치고 해외로 유학을 가는 것이 당시 세대의 트렌드였지만 그러한 제도가 없어지고 국내에서 박사과정 5년을 마칠 시 자동적으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제도가 생겨났던 것이다. 과거에는 해외 유학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졌다면 이제는 국내 박사가 새로운 트렌드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학부 때 교수님께서는 자신의 적성과 흥미가 있다고 생각되어 당시 흥미를 가졌던 물리학과 전산 분야가 결합된 분야를 선택하고 계속해서 공부를 하기로 결정하셨다. 그렇다면 교수님은 국내 대학원 진학과 해외 대학원 진학의 어떤 점을 장단점으로 꼽으실까?

국내 대학원에 진학하느냐,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이 무슨 연구를 하고 싶어 하는가, 어느 곳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는가의 판단에 달려있어요. 한국의 과학기술이 발전되지 못했고 제도적으로도 미비했던 과거에는 해외 유학이 필수 코스처럼 여겨졌지만 현재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시설과 제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가 국내에서는 연구되고 있지 않은 분야라면 해외 유학을 당연히 고려해 보아야겠죠.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같은 조건이면 국내 대학원 진학을 우선순위에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박사과정에서 어떤 연구를 수행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Post. doc. 때 외국에서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죠.”

 
아직 학부생 입장에서는 Post. doc.(박사 후 연구과정)은 상대적으로 석사, 박사 과정에 비해서는 낯설게 여겨질 수 있다. 박사과정은 지도교수 밑의 학생의 입장에서 연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워나가는 과정인데 반해, Post. Doc. 과정은 혼자서도 연구를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과정이다. Post. doc. 과정에서는 지도교수와 학생의 관계가 아닌 연구 동료와 비슷한 위치에서 연구를 수행하여 좀 더 주도적인 연구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분야에 따라 Post. Doc. 과정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도 학계에서는 이 시기의 연구 경험과 성과를 중요시 하고 있다. 정하웅 교수님도 Post. doc. 과정에서 연구 성과를 널리 인정받으신 케이스다
.


  앞에서도 언급 하였듯이 이제는 국내 대학원이냐
, 외국 대학원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연구하는 과학자, 공학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의 함양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연구, 분야를 찾아내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교수님께서는 세계적인 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
이제 막연히 미래에 대한 꿈을 꾸는 것만으로는 결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습니다. 자기 주도적인 학습이 중요해졌듯이, 자기가 어떤 분야를 잘 할 수 있는지, 재미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학생 개개인의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 지를 정하는 일이죠. 그 다음에는 학생들이 많은 정보를 검색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았으면 합니다. 지도 교수에게 혹은 관심 있는 분야의 교수에게 찾아가 조언을 구한다던지 또 실제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대학원생에도 조언을 구하는 것이죠. 기회는 준비된 사람들에게만 찾아온다고 했던가요. 여러분들이 모두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곰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