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일주일 간의 아일랜드 여행을 어떻게 잘 정리해볼까 하다가, 일단 먹은 것들 위주로 정리하기로 했다.


일단 대충 지금 마지막 식사까지 끝낸 것 같으니 식비를 정리해보면, 일주일간 식비가 총 30만원정도 들었다.

보통 한국에서 한달 식비를 30만원 선에서 지출하고는 하는데 거의 한달 식비를 일주일만에 다 써버리다니.



하루에 5만원꼴...? 뭘이렇게 많이 먹은거야 -_- 호스텔 조식도 있었는데.

저 30만원이 다 내 피가되고 살이되었겠지만 정산하고 나니까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듬...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난 먹는거엔 왠만하면 돈 안아끼니까 ㅠㅠ 하고 합리화.

아마 내가 술과 커피를 아예 안하는 사람이었다면 20% 이상 경비가 절감되었으리라 예상해 본다.




더블린 템플바에서 기네스 파인트와 라뒤레 마카롱 (a pint of Guinness and laduree macarons)

일단 기내식을 제외하고 도착하자마자 사진도 찍지않고 급하게 먹어치운 맥도날드 치킨랩을 제외한다면, 기네스와 라뒤레 마카롱이 아일랜드의 첫인상. 기네스는 5.95유로, 라뒤레 마카롱은 개당 2유로. 원래 흑맥주보다는 라거를 좋아하지만 기네스 생맥주의 거품이 엄청 부드러웠고, 처음에는 단맛, 나중에는 쓴맛이 돌았다. 앞으로는 흑맥주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라뒤레 마카롱은 피스타치오와 로즈? 뭐시기 였는데 역시 맛있음. 생각해보니 개당 2유로라 엄청 싸다고 생각했는데 2500원이 넘는구나-_- 헐.




더블린, 더 올드 스토어하우스, 씨푸드챠우더 (Dublin, The Old Storehouse, Seafood Chowder)

템플바 스퀘어 근처에 있는 더 올드 스토어하우스. 자리도 꽤 넓고 그다지 비싸지 않은 가격에 라이브 음악과 함께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다. 혼자 온 여행객이 앉을 수 있는 바 자라도 꽤 크게 있어서 나홀로 여행객에게 안성맞춤. seafood chowder을 주문했는데, 게살이 약간 퍽퍽했고 소스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해산물도 싱싱하고 크림소스도 너무너무 맛있어서 만족. :) 양이 많아서 남기긴 했지만 뭔가 크림 리조또 먹는 느낌이 들었다! 맛있었다.




골웨이 McDonach's에서 피시앤칩스 (Galway, McDonach's, Fish and Chips)

생선까스보다는 돈까스를 좋아하지만 아일랜드에 와서 피시앤칩스를 안먹어 볼 수는 없지. 피시앤칩스로 유명한 McDonach's에서 affordable한 가격에 피시앤칩스를 맛볼 수 있었다. 생선이라고는 영어로 salmon 밖에 모르는 나에게, 'cod'라는 생선이 뭔지도 모르고 맨 위에 있길래 골라 먹었지만, 성공적. 나중에 와서 찾아보니 대구였다. 맥주가 엄청 땡기는 crispy한 맛이었지만 맥주는 팔지 않았으므로 콜라와 곁들였다. 생선도 엄청 부드럽고 촉촉하고, 튀김옷도 많이 느끼하지 않고 감자튀김이 완전 맛있었다. 양이 많아서 한달 먹을 케챱을 다 먹어버린 것 같긴 했지만.




맥도날드 애플파이 (McDonalds, Apple pie)

외국 나와서만 먹을 수 있다는 맥도날드 애플파이. 1유로라는 초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디저트. 그렇지만 싱가폴에서 맛보았던 애플파이가 더 맛있었던건 기분탓?




둘린, Gus O' Connors Pub, 비프 스튜 (Doolin, Gus O' Connors Pub, Beef stew)

아일랜드 전통 음식이라는, 소고기와 야채를 곁들인 비프 스튜. 트립어드바이저에도 나와있었고, 가이드가 추천해줘서 간 곳이지만 소고기가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것인지 소스와 조금 따로 노는 기분이 들었고, 약간 누린내가 났다. 정체 불명의 야채들과 함께 끓였는데 (아마 당근...?) 먹어봤더니 역시나 안먹는게 나을 뻔 했어. 당근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을지도. 아일랜드 감자는 역시 맛있었다.




둘린,  Gus O' Connors Pub, 아이리쉬 커피 (Doolin, Gus O' Connors Pub, Irish Coffee)

식사를 하면서 엄청 목이 말랐지만 음료를 곁들이지 않은 이유는 디저트로 아이리쉬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였다. 아이리쉬 커피는 아이리쉬 위스키에 따뜻한 커피를 섞은 것인데 위스키의 알코올 향이 뜨거운 커피를 만나 증발되면서 알코올이 있다, 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커피의 쓴맛과 술의 쓴맛이 적당히 어우러졌고 위에 올려진 크림같은 텍스쳐의 거품은 엄청 부드럽고 살짝 달달해서 마무리감이 좋았다. :) 도수가 어느정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시고 나니 살짝 몸이 따뜻해지는게 안그래도 추웠는데 잘됐다고 생각.



골웨이, The King's Head, 전통 아이리쉬 플래터 (Galway, The King's Head, Traditional Irish Platter)

호스텔에서 만난 독일 친구와 함께 골웨이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점인, 트립어드바이저에서 1순위 추천인 더 킹스 헤드 펍에서 맛본 전통 아이리쉬 플레이트. 파인트 기네스 한잔과 곁들이니 24.35 유로. 사실 전통! 아이리쉬! 라는 문구에 혹해서 시킨 거였긴 하지만 무슨 고기인지 까먹음... 아마 소고기 슬라이스를 아일랜드 전통 방식으로 요리했다는 거겠지? 고기가 생각보다 부드러웠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엄청 짜서 음료를 안시켰다면 큰일날뻔함. ㅜㅜ 치즈는 2종류 였는데 4사분면의 치즈는 블루치즈 비슷한 맛이 나는게 치즈 초보자에게는 어려운 도전이었다 :( 전통 아이리쉬 음식에 도전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골웨이, The Skeff, Raybans way 칵테일 (Galway, The Skeff, cocktail; Raybans way)

칵테일 바에 갈 때마다 거의 고민없이 시키는 코스모폴리탄을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왠지 여기에만 있는 칵테일을 맛봐야 할 것 같아 주문한 칵테일. 진과 드라이 마티니, 스트로베리 리큐어와, 라임쥬스가 섞인 Raybans way. 스트로베리 퓨레가 들어있어서인지 약간 점도가 있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베일리스밀크나 깔루아밀크같이 우유 베이스의 텁텁한 칵테일이나 롱아일랜드아이스티 같이 도수가 있으며 깔끔하면서 가벼운 느낌보다는, 도수가 어느정도 있으면서, 상큼 달달한 칵테일을 선호하는 편인데 잘 골랐다 싶었음. 7.95 유로.




골웨이, 더 키친, 아이리쉬 브랙퍼스트 (Galway, The Kitchen, Irish Breakfast)

호스텔 매니저가 추천해서 가본 곳이다. Spanish Arch 근처에 있고, 인터넷 상에 많이 소개되어 있지는 않지만 점심 시간이 되니 거의 현지인으로 꽉 찰 정도로 현지인에게 인기있는 집인 것 같다. 분위기도 아기자기하니 괜찮고, 음식은 사실 뭐 딱히 특별한 건 없었지만, 보통 아침식사 메뉴에 이렇게 베이컨을 많이 주는 곳은 드문데 베이컨을 좀 남길 정도로 많이 줬다. sunny side up egg는 반숙도, 완숙도 아닌게 진짜 딱 적당하게 익혀져 있어서 퍽퍽하지 않았다. 커피/차 포함해서 9.95 유로.




더블린, O neills, 전통 소고기 요리 (Dublin, O neills, Traditional Corned Beef)

더블린에 있으며 두 곳의 호스텔에 머물렀는데 두 곳의 호스텔 매니저 모두가 저녁 식사 할 만한 곳으로 추천해준 오- 닐스 펍.  1층의 오픈 키친에서 음식을 주문한 뒤 사이드를 2개 고르면 된다. 아마 기본이 2개고 추가요금을 내면 사이드 추가 가능한 듯. 전통 방식으로 요리한 corned beef와 파슬리 소스를 곁들였대서 뭔가 꼬깔콘 옥수수맛을 생각하며 옥수수맛 고소 짭짤한 소고기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시즈닝이라고 한다. 원래 싱겁게 먹는 편이긴 하지만 고기가 엄청 짜서, 상대적으로 심심한 맛의 파슬리 소스와 곁들여야만 했다. 파슬리 소스는 담백하고 건강한 맛이었고 고기는 2조각을 주는데, 한 조각은 거의 손도 못대고 남겨버렸다. 반값에 반만 팔지.ㅠㅠ 오히려 사이드로 곁들인 갈릭매쉬드포테이토가 더 맛있었음. 역시 아일랜드는 감자인가-_- 파프리카 볶음은 저 가지같이 생긴 이상한 식감의 야채만 빼면 그럭저럭 소스와 먹을만 했다. 메인요리 11.95 유로, 기네스 5.1 유로.



맥도날드, 트윅스 맥플러리 (McDonalds, Twix McFlurry)

한국에는 아마 없는 것 같은 트윅스 맥플러리. 단걸 그다지 좋아하진 않긴한데 왠지 앞에 너무 짠걸 먹어서, 단짠단짠에 충실하기 위해 단걸 먹기로. 그냥 소프트콘이나 하나 먹으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트윅스 맥플러리는 머리가 띵해질 정도로 달아서 결국엔 남기고 말았다. 진짜 초코볼을 씹으면 온 입안으로 단내가 풀풀 퍼지는게... wow. 극강의 단맛을 느끼고픈 사람에게 추천! 2.5유로.




호스, 아쿠아 레스토랑, 씨푸드 플래터 (Howth, Aqua Restaurant, Seafood platter)

큰맘먹고 들어간 해산물 요리 레스토랑. 그래 여행 왔으면 한번쯤은 호화로운 식사를 해줘야지 맨날 샌드위치 조각만 먹고살 순 없으니. 여긴 입장부터 왠지 혼자 오면 안될 것 같은 냄새를 폴폴 풍기는 그런 고급진 레스토랑이긴 했는데, 그럴수록 당당하게 무슨 고독한 미식가라도 된 마냥 최대한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며 자리가 있는지 물어보고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듯한 제스쳐와 와인 추천까지 부탁했다. 그리고 앉아서 멍때리지 않고 책읽으며 기다리기ㅋㅋ 여긴 물도 2.8유로나 하는데 뭐 어디 알프스에서 떠온건가 싶음. 거금 37유로나 하는 해산물 플래터는 사진이 색감을 다 못담아서 너무너무 아쉽긴 하지만 큼지막한 새우와 랍스터, 굴, 크래미 샐러드와 빵, 훈제연어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말 최고의 디너였다. 굴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긴 한데 굴이 이렇게 맛있는 건줄 처음 알았다. 소스도 상큼 새콤한게 해산물의 비린맛을 너무나 잘 잡아주었고 추천 받은 로제 와인까지 완벽 완벽. :) 창 밖으로 보이는 노을지는 풍경은 보너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부모님 모시고 와서 한턱 크게 대접하고 싶을만큼 좋았고 옆테이블의 하트 뿅뿅 연인도 넘나 부러워 보이던것...ㅜㅜ




더블린, 퀸 오브 타르트, Chocolate, Pear & Almond Tart (Dublin, Queen of Tarts)

달달한 디저트! 에그타르트를 엄청 좋아하는데 좀더 특별한 것을 먹어보고 싶어서 초콜렛 아몬드 타르트를 선택. 타르트 가격은 4.5유로, 라떼는 2.75유로.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 그릇도 예쁘고 맛도 좋아서 비행기 타기 전에 다시 들러서 타르트 한판 사갈까 생각했다. 왠지 손으로 들고 먹기에는 조금 큰 듯 싶어서 포크로 어찌저찌 잘라 먹었는데 타르트 시트가 자꾸 부서져서 부스러기를 여기저기 흘리는 바람에 난감했다. 함께 곁들인 딸기가 올려진 크림도 부드럽고 달달하고 맛났음! 왜 타르트로 유명한 집인지 알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더블린, The Norseman, 닭가슴살에 베이컨을 곁들인 아일랜드 전통 요리 (Dublin, The Norseman)

나름 여행 마지막날이랍시고 최후의 만찬을 즐기기 위해 찾아간 템플바 스트리트. 마지막 날이니만큼 시끌벅적하기 보다는 조금 조용하게 보내고 싶어서 그다지 붐비지 않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선택한 요리는 thyme 을 곁들인 구운 닭가슴살을 베이컨으로 감싸 감자와 함께 먹는 아일랜드 전통 요리, 그리고 기네스 파인트! 어제 먹은 고급 요리가 입맛을 한층 업그레이드 했는지ㅋㅋㅋㅋㅋㅋ 그이후엔 뭘 먹어도 다 맛이 덜하다... 닭가슴살이 생각보다 부드럽긴 했지만 그래도 닭가슴살 특성상 좀 퍽퍽했고, 운동을 좀 하고 먹었으면 엄청 단백질 보충되는 느낌이 들었을듯. 역시나 감자가 엄청 맛있었다. 저 콩껍질은 어떻게 먹는지 잘 모르겠어서 패스. 허브의 한 종류인 thyme도 안먹어봤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어디선가 먹어본 맛이었어...돌아가기 전에 테스코에서 하나 사 가야겠다. 스테이크랑 잘 어울릴 듯. 기네스 파인트와 21.3 유로.




아일랜드에서 마지막 식사인 서브웨이 샌드위치. Subway Sandwich.

호스텔 조식이 너무나 맛이 없기도 하고 3일 연속 먹으려니 질려서 남은 유로를 탈탈 털어 4유로 샌드위치와 음료를 테이크아웃, 호스텔 로비에서 먹는 중. 항상 먹는 칠면조 가슴살에 all veggies. 블랙 올리브를 싫어했는데, 작년인가부터 치즈와 함께라면 올리브를 즐기게 된 것 같다. 생각난 김에 테스코에서 올리브나 한병 사가야지. 일주일간 거의 고기, 해산물 위주 식사를 했더니 야채가 이리 반가울 수가. 분명히 반으로 주문했는데 점원이 어디서 왔냐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거의 feet long의 65퍼센트를 잘라서 줬다. 올ㅋ


먹은 것들을 정리하면서 자연스레 생각들도 정리 되는 것 같다. 이제 남은 돈은 4.45유로. 혹시 모르니 이건 남겨놓고 공항으로 가야겠다. :)

Now it's time to go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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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