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정, 순서대로 사진 및 글 정리, 포스팅을 할까 하다가 어제 갔던 더블린 근교 여행 중 브래이(Bray)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생생한 기억을 되살려 먼저 정리!


이번 아일랜드 여행은 더블린(Dublin)에서의 3박으로 마무리 되는데, 3일 내내 더블린에만 느긋이 있을까 하다가 왠지 탁 트인 바다가 보고싶은 마음에 근교에 잠시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아일랜드도 영국처럼 날씨가 좀 오락가락하고 구름이 많은 날이 많아서, 날씨도 화창해서 바다 보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호스텔 매니저에게 물어보니 우리나라의 경춘선/1호선 같은 느낌의 다트(DART)를 타고 40분 정도 가면 된다고 했다. 마침 묵고 있는 호스텔이 역에서 5분정도 거리에 있어서 이동하기도 편했다.


더블린 시티센터 - 타라 스테이션(Tara Station)에서 - 브래이까지 DART 편도 요금은 3.8 유로지만 왕복으로 하면 6.85 유로라서 왕복 표를 끊을까 잠시 고민했다. 브래이가 마음에 안들면 빠르게 계획을 변경하여 중간에 킬라이니나 던리어리를 들러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물론 오산이었다ㅠㅠ) 버스보다 기차를 좋아하는지라 원래는 골웨이(Galway) 갈 때도 기차여행을 하려고 했는데 짐도 있고, 가격도 2배나 차이가 나서 버스를 탔던 것이 내심 아쉬웠는데, 브래이행 DART로 대리만족 :)



보통 20~30분 정도에 한대씩 있는 것 같은데 운이 좋아서 기다리지 않고 거의 바로 탈 수 있었다. 진행방향 기준으로 왼쪽에 앉아야 해변을 보면서 갈 수 있다.

이것 저것 생각도 하고, 가져온 두번째 책도 읽고, 셀카도 몇장 건지고. '-'


거의 내릴 때가 다 되어서야 다트 안에서 무료 와이파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브래이 도착. 생각보다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 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거의 다 차로 오는 사람들이라서, 다트를 타고 오는 사람이 없는 것이었음.

햇살에 눈이 너무 부셔서 선글라스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사진도 대충 폰으로 방향만 맞춰서 아무데나 찍음. 그래도 날씨가 좋아서인지 잘 나왔다.



버스 알아보는 것도 귀찮고, 시간 맞추기도 어렵고 해서 무모하지만 마을 전체를 걸어다녀 보기로 했다.


전문적인 관광도시는 아니라서 투어리스트 센터나 친절한 표지판은 찾지 못했지만 뭔가 엄청 안전해보이는 평화로운 도시였다. 마을을 걸어다니는 내내 수상한 인물은 물론이거니와 동양인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_- 트립어드바이저에도 몇개 음식점이 나와있긴 한데 맛집으로 유명한 그런 음식점은 없었던 듯.




아일랜드 거리를 돌아다녀 보면 이렇게 곳곳에 꽃이 있는데, 아마 국가에서 관리하는 거겠지?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지만 모양이 부케같기도 하고... ㅋㅋ 괜히 기분 좋아짐 :)


사실 브래이에 온 이유는 세계에서 제일 예쁜 맥도날드 중 하나가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뭐 맥도날드가 예쁘면 얼마나 예쁘겠냐마는...

여행자에게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는 뭐랄까, 무료 와이파이와 화장실 그리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허기짐과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오죽하면 저 멀리서 간판을 보기만 해도 뭔가 심적으로 안정되고 (왠지 안에 들어가면 소매치기나 강도로부터 안전할 것 같은 느낌) 약간의 여유가 생긴다.

앞에서 사진이라도 하나 찍을까 하다가 근 30분을 땡볕에서 걸어서 탈진 직전이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생략.



생각보다 그렇게 예쁘거나하진 않았지만 나름 맥도날드와 맥카페가 함께 클래식한 목조 건물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절대 장난감이 탐나서가 아닌,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양이 필요해서 오늘의 점심은 해피밀로.



그리고 한시간 정도 마을을 걸어다니다가(라고 쓰고 헤매다라고 읽는다) 음악 틀어놓고 빈 거리를 흥얼거리며 활보하기도 하고 Tesco 들어가서 쇼핑도 했다.


해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에 올라가는 것은 포기하고 해변가에 가서 앉아있기로 했다.

사람들이 다 여기 모여있었군ㅋㅋㅋㅋㅋ



물 속 해초들이 다 보일 정도로 맑아서 갈아입을 옷과 짐을 지켜줄 동행만 있었더라면 아마 바다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을 거다. 하늘도 너무 예쁘고. 해변가에 앉아서 한참동안 바다 바람을 맞으며 있었는데, 여기 바다 바람은 뭔가 끈적끈적한 느낌이나 소금기가 없어서 오래 있어도 그다지 찝찝한 느낌이 없었다. 한국에 있을 때도 기분이 울적하거나 센치해질 때면 바다를 보고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했는데.


옆에 꼬마애가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길래 나도 사서 인터넷에 자주 보이는 아이스크림 접사에 도전했다.

그리고 곧 알게 되었다 -_- 햇빛이 내리쬐고 바다 바람이 슝슝부는 해변가의 아이스크림 사진은 아마도 합성일 것이라는 것을.



가만히 들고만 있어도 줄줄 흘러내리는데...ㅎㅎㅎ후... 

대충 한장 찍고 물티슈로 얼른 정리하고 2분만에 황급히 먹어치웠다. 세상에. 사진을 보고만 있어도 녹아내릴 것 같아 불안하다.

2유로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순간.



해변의 남쪽 언덕을 올라가면 해안선을 따라 쭉 길이 나 있는데, 총 6 km 정도 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강아지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나도 체력이 남아 있었더라면 산책겸 해서 걸었을 텐데. 이미 4시간에 걸친 마을 탐방으로 체력을 소진한지라 1 km 정도만 가다가 다시 돌아왔다.



브레이에서 마지막으로 본 해변가의 놀이공원.

진짜 책에서만 보던, 바다가 보이는 작은 놀이공원이다. 사진엔 바다가 아주아주 살짝 보이지만, 나름 이 놀이공원 때문에 작은 마을이 활기차진 느낌.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엄청 많았다 ㅜㅜ 얘넨 다 놀기만 하나... 생각이 들며... 이제 얼마 후로 다가온 일상으로의 복귀가 다시 마음을 무겁게함 ㅠㅠ


으아 돌아가기 싫다 :(

매일 여행하면서 맛있는거 먹고 돌아다니고 책읽고 글쓰고 그러고픔... 은 터무니 없는 상상! 이휴.

Posted by 곰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