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직접적인 글을 쓴 지 참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다.

생각보다 긴 글이 될 것 같아서, 다이어리에 쓰기에는 팔도 아프고 공간도 모자라니 타자로 남겨야지.


요즘 생활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죽지못해산다 이정도?

뭐 딱히 기분 전환 될만한 재미난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아 물론 실험 그 자체는 재미있다.)

시시때때로 느껴지는 능력의 한계. 어딜가나 모르는 것 투성이다.

꽤 밝은 내 성격이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상태 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그 어떤 때 보다도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으니까.


잠은 6시간정도 충분히 잤는데도 불구하고 카페인에 중독이 되었는지,

하루정도 커피를 끊었을 뿐인데 머리가 참지못할 정도로 아파서 교수님만 잠시 뵙고 오전에 계획했던 실험도 잠시 미뤄두고 카페에 왔다.

마침 샌드위치 쿠폰이 있어서 대충 아점을 때우고 잠시 뒤부터 할일을 해야지.


이틀 전 쯤에 찾을 물건이 있어서 방을 뒤지다가 예상치 못한 쪽지를 발견했다.

물론 누가 볼세라 다시 책장사이에 고이 넣어놓긴 했지만 다소 당황스러웠다.

분명 2010년 말 즈음에 나는 불행했었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그 글에서는 행복이 묻어났으니까.

기억의 왜곡이랄까... 기억하고 싶은 부분만 기억하는걸까. 잘 모르겠다.


휴학 결정 자체는 후회하지 않지만 2012년 봄에 갑작스럽게 휴학을 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생각을 했었다.

휴학 하겠다는 그 날이 있기까지 숱하게 많은 아픔과 고민과 힘든 일들이 있었는데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기에 주변 사람들은 의아해 했다.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야 '왜 갑자기?' 하며 의아해하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짐이 될까봐 내색하려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그 사실이 너무나도 미안했다.

그렇게 힘들면서 왜 얘기를 안했어.

그 때 생각했다. 힘든 모습을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싫어하지만 노력하겠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기꺼이 이야기 하겠다고.

도움이 필요할 땐 도움을 받고, 그리고 내가 그 사람이 도움이 필요할 때 다시 도와주면 되는 거라고.


나에게 힘든 모습을 내색하는 일이란 사자와 호랑이가 득실대는 초원 한 가운데에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앞으로 다시는, 약점이라고 보일만한 것들을 절대로 드러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숨겨질 수 없는 것들이 있듯이, 내가 내색하지 않아도 누군가 먼저 손내밀어주고 알아봐주길 바랐던 것 같다.

겉으로 보이는 센 모습을 넘어서서 내면의 여린 모습을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고마웠다.


죽을 용기가 없어서 살고는 있지만, 앞으로도 살거고.

힘들다.



친구들이 보내준/혹은 친구들로부터 얻은 좋은 글귀들 - :)

고마워.



Posted by 곰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