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아침이 밝았다. 어제 늦게 잔 것에 비하면 눈은 일찍 떴지만 뒤척이다가 8시가 좀 넘어서야 몸을 겨우 일으켰다.

오늘은 변경된 예정을 따라, 프라하 블티바 강변에서 열리는 Farmer's market과 성 마틴의 날(St. Martin's day) 축제를 구경하기로 했다.



St. Martin's day에는 올해의 수확을 감사하며 이번 년도에 처음 만들어진 와인과 거위 고기를 먹는 관습이 있다고 한다.

어제 듣기로는 여러가지 와인들을 다양하게 시음할 수 있다고 했다 ^0^ 낮술~


캐리어에 짐을 다시 넣는 것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고..ㅠㅠ

한 도시에서 2박 숙박은 또 너무 짧다는 생각을 했다ㅋㅋㅋㅋㅋ (짐 싸기 귀찮아...)

다음부터는 일정이 급하지 않은 이상 3박 숙박을 잡기로 마음먹었다.


어제 먹다 남긴 맥도날드 감자튀김과 방울토마토로 대충 허기를 채우고

모자이크 하우스에 있는 유료 락커에 캐리어를 맡겼다.

캐리어가 커서 6시간에 80코루나 ㅜㅜ 였다. 이제 정말 긴축재정에 들어가야 겠다... 는 생각을 했지만 1시간 뒤 결심은 무너졌지.



터덜터덜 길을 걸어 블티바 강변에 도착했다.

그러고 보니 아침에 강변을 산책하면 좋겠다고 어제 생각했는데 예정에 없는 산책을 하게 되었다.

오늘도 역시 날씨는 화창했고 사진찍기 딱 좋은 날씨!



혼자 여행의 단점 중 하나는 사진을 찍을 때 셀카봉의 힘을 항상 빌려야 한다는 것 ㅜㅜ

그래도 집에서 블루투스 셀카봉을 가져온 덕분에 나름 괜찮은 사진을 몇 장 건질 수 있었다. :)



사진을 찍으며 40분쯤 천천히 강변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나타났다.

아마 이곳이 Farmer's market 인 듯 하다. 여러가지 과일, 빵, 치즈, 소세지들을 팔고 있었고

따뜻한 커피도 있었는데 여기 온 목적은 St. Martin's day 축제의 와인과 거위고기 였으므로 유혹을 참고 지나갔다.

가는 길에 동화에서만 나올 법한 귀여운 쿠키를 발견했다. 오호~*.*



인파를 뚫고 도착한 행사장~

100 코루나를 내면 와인을 시음 해 볼 수 있는 귀여운 와인잔을 받을 수 있다.

안내 책자도 나누어 줬는데 어차피 나는 전문적으로 와인을 시음 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ㅋㅋㅋㅋ 이건 가방에 바로 넣었다.



돌아다니면서 맥주 안주로 먹을만한 작은 프레첼(6코루나)을 샀다. 상상했던 맛과는 딴판이었지만ㅋㅋㅋㅋㅋㅋ

맥주 안주로 먹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후추도 아닌... 무언가 소금과 향신료가 잔뜩 뿌려져 있었다.


처음으로 20코루나에 2015년산 머스캣 와인을 맛보았다.

2014년산 와인도 조금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새로 만든 와인을 먹는 날이니까 새거로!!!



원래 머스캣을 좋아하는 편이라 달달하니 맛있었다.

왼쪽에는 주로 와인을, 오른쪽에는 간단히 허기를 채우며 안주거리가 될만한 것들을 팔고 있었다.

지나가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서있는 가게가 있어서 앞에 체코 언니 둘에게 "Do you speak English?" 말하고 물어보니 거위라고 친절히 말해줬다.

110 코루나에 안주 겸 점심식사 거리를 겟하고 7코루나를 주고 두번째 레드와인 시음~*_*



거위고가는 다행히도 입맛에 맞았고 옆에 있는 저건 dumpling인지 매쉬드 포테이토인진 모르겠지만 쫀득하니 맛있었다.

옆에서는 공연같은 것도 진행되고 있었다. 바람 좋고, 음악 좋고, 음식 맛있고! 소소한 행복ㅎㅎ

이 때부터였나 갑자기 엄청 날씨가 추워졌다 ㅠㅠ 바람도 엄청 불고...

어쩔 수 없이(?) 어제부터 먹고 싶었던 ㅋㅋㅋㅋㅋ 처음 먹어보는!!!!!! 따뜻한 와인을 마셔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35코루나에 200ml의 따뜻한 와인을 구했다. 따뜻한 와인이라니 신기했다 뭔가 차가운 것과는 또 다른 느낌?

러시아 사람들이 주로 보드카 종류를 따뜻하게 마신다는 얘기는 들어봤는데, 직접 따뜻한 술을 마셔보니까 왜 마시는지 좀 알것 같기도-_-

온도가 꽤 높아서 마치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것처럼 속이 따뜻했고 코를 근처에 가져다 대기만 해도 확 알코올 향이 느껴졌다.


배도 부르고 와인도 마셔서 살짝 취기가 도니까 신이 났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헤롱헤롱

돌아오는 길에 잘츠부르크 가서 뭐할까 생각을 하는데 왠지 모르게 도레미송을 부르고 싶어서

사운드오브뮤직에서 나온 영어 도레미송을 흥얼거리며 강변을 걸었다 ^.^

쌍무지개를 태어나서 처음 봤다!!!



오후 1시쯤에 다시 숙소에 돌아와서 짐을 찾고, 캐리어도 트램 티켓을 끊어야 되냐고 재차 물어보고

안끊어도 된다는 확답을 들은 후에야 체스키크롬로프로 가는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가 출발하는 곳으로 갔다.


14번 트램을타고 4정거장 정도 가면 되는데 사실 걸어가도 30분? 정도면 닿을 듯 하지만

피곤하기도하고 캐리어도 괜히 끌고다니다가 돌바닥에 고장날까봐 트램을 타기로-_-;



24코루나짜리 트램 티켓은 펀칭 이후 30분간 유효한데 나는 10분정도면 닿는 거리였으므로 충분했다.

체스키크롬로프로 가는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 정류장. 오늘 새벽에 인터넷으로 티켓을 7.6유로에 예매했다.

체스키크롬로프까지는 버스로 2시간 50분정도 걸리고, 대박 버스 안에서 와이파이가 됨ㅠㅠㅠㅠㅠㅠㅠㅠ

한숨 자고 일어나서 사진도 정리하고 경치도 구경하며 체스키크롬로프로 고고~



버스에서 잠은 안오고 하니 이런저런 잡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마침 어쿠스틱 콜라보의 너무 보고싶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갑자기 나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됐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내 영역이 아닌 것,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해 크게 마음을 쓰는 성격인 것 같다. 

인간이기 때문에 모든 변수를 고려할 수는 없는데 그걸 다 계산해 보려 하고 그래서 매사에 결정도 갈팡질팡 오래 걸리는 편이다.

내가 고민한다고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계속 신경쓰이고 약한 마음을 먹는 건...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면 아닌건데.

앞으로는 무던하게 쿨해질 수 있도록 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무사히 체스키 크롬로프에 도착!

아 정말 여긴 두번째 오는거지만 진짜 예쁜 동네다 ㅠ^ㅠ 도착 시간은 5시 정도였는데 벌써 날이 깜깜했다.



오늘의 숙소인 Krumlov House에 체크인을 하고 -

간단히 마을을 둘러보았다.

생각보다 야경이 화려한 편은 아니었다. 폰카메라가 색감을 잘 못담아 내긴 하지만ㅜㅜ



저녁이 애매해서 마트에서 라면을 사다가 끓여먹었다!

맥주도 엄청 싸고ㅋㅋㅋㅋㅋ 25코루나이니까 1000원? 정도 하는 것 같다.

아마 스위스 인터라켄 융프라우 전망대에서 먹었던 신라면 다음으로ㅋㅋㅋㅋㅋㅋ 두번째로 맛있는 라면이었던것 같다. :)



내일은 좀 일찍 일어나서 사람 없을 때 사진 좀 건져야지ㅎ.ㅎ

Posted by 곰지하

일기를 매일 쓰겠다고 마음먹은지 24시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귀찮음이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_-;

매일 포스팅은 역시 무리였던 것인가. ㅠㅠ

언제까지 할진 모르겠지만 일단 체력이 될 때까지는 계속 써보기로 한다.


어제 일찍 잔 탓인지 오늘은 잠이 일찍 깼다. 한 4시쯤..? 하지만 그 때 일어날 순 없었으므로 누워서 노트북으로 이것저것 할 것을 찾아봤다.

우선 내가 묵고 있는 모자이크 하우스/호스텔은 조식을 제공하지 않기때문에, 아침을 알아서 챙겨 먹어야 했다.

물론 조식이 195 코루나이긴 하지만, 뷔페라는 것을 감안해도 체코 물가에 비해서는 창렬-_- 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먹이를 찾아 떠나는 하이에나마냥 이리저리 방황했다.


다행히도!!! 호스텔에서 5분정도 거리에 아주 괜찮아 보이는 카페를 발견했다.

카페 모디(cafe modi) 였나, 아침 7:30부터 연다고 하니 내일도 잘하면? 여기서 아침을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는 그다지 넓지도, 좁지도 않은 딱 좋은 사이즈였고 아메리카노/라떼 중에 고민하다가 라떼와 치아바타 샌드위치를 먹기로 결정!

109 코루나니까 한화로 한 5000원쯤 하는데 우리나라 가격과 비교해도 꽤 괜찮은 편이다. 나름 맛도 있고ㅋㅋㅋ

대충 조식을 해결하고 난 후에는 10:30에 free walking tour 를 했다.


한 25명쯤 되어 보였는데 동양인은 나 혼자였다 ㅠ_ㅠ 왠지 모를 소외감!

아니 모자이크 호스텔에 한국인 많다고 했는데 어째 돌아다니면서 나는 왜 한번도 못본거지.

아니면 한국인들은 한국어로 진행하는 팁투어? 이런거를 따로 하는지도 모르겠다.



거리를 쭉 걸으면서 체코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가이드 언니(?)는 체코 사람인데 체코 억양이 거의 섞이지 않은 영어를 구사하셨다.

문제는 나의 영어실력?ㅋㅋㅋㅋ아니면 역사실력...

ㅜㅜ 세계사에 대해서 잘 모르다보니 여러가지 정치, 사회 관련 용어들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길거리를 지나는데 눈에 띄는 마이클 잭슨 마리오네트가...ㅋㅋㅋ 진짜 신기했다!!! :)

역시 예술의 도시 프라하인가? 좋다*_*



오늘은 운이 좋게도 날씨가 참 좋았다. 블티바 강변에서 파노라마도 찍어보고~

나중에 다시 올 때 너무 춥지만 않다면 강변을 쭉 따라 걷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약 2시간여에 걸친 투어가 끝나고, 말 그대로 '발길 닿는대로' 어디론가 향했다.


사실 여태까지 여행을 다니면서는 지도 혹은 구글 맵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다.

항상 나는 그 도시에서 봐야 할 것들이 있었고 먹어야 할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그냥 있는 그대로를 여유롭게 즐기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고 무작정 어디론가 걷기 시작했다.

계획 여행과 무계획 여행은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계획을 짜고 이동하다 보면 많은 것들을, 짧은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볼 수 있지만 일정에 쫓긴다는 느낌에 여행에서 진짜 여유를 찾고 기분을 환기시키는 것등은 하기 힘들다.

이에 비해 무계획으로 다니는 것은 어딘가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정해진건 없지만 자유로운 매력이 있는 것 같다. :)


왠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볼 때 예고편, 시놉시스도 왠만하면 보지 않고 무작정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스물 다섯살 현재의 나는 무계획 여행이 더 좋게 느껴진다. :)



이리저리 걷다 보니 어느새 사람이 엄청 많은 곳에 도착.

어딘가 했더니 카를교! ㅋㅋㅋㅋㅋ 이쪽으로 쭉 가면 아마 프라하 성으로 갔던 것 같다. 4년전 기억이라 가물가물.



프라하 성 근처의 맥도날드로 들어갔다. 체코의 빅맥지수를 체감해 보기 위해, 평소에는 절대로 먹지 않는 빅맥을 시킴.

라지로 달라고 한 적 없는 것 같은데 라지로 줌 ㅜㅜ 감자튀김을 조금 남겼다. 131코루나. 케찹도 돈을 받는다-_- 6코루나였던가.


외국에 나갈 때마다 본능적으로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여행자들의 쉼터랄까ㅋㅋㅋㅋㅋ 꽤 싼 가격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장실, 와이파이 ㅠㅠ 가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하지만 체코의 맥도날드는 화장실이 유료였어. 배신자. (10코루나!!!)


이 근처에서 한달간 여행하시고 계신다는 한국 여자분을 만나 함께 잠시 동행하고 저녁도 같이 먹기로 했다. :)

다른 분들도 오셔서 총 4명이서 꼴레뇨를 먹으러 고고.



가는 길에 구경한 천문시계탑과 구시가지 광장. 낮에 볼 때와는 또 느낌이 다르다.

이 색감과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졌다.


여행 중에 생전 처음보는 누군가와 오랜 시간 함께 하는 경험이 처음이어서,

불편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도 했지만 굉장히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여행'이라는 한가지 주제만으로도 쉴새없이 계속 수다를 떨었고 세상은 넓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았던건 약간의 정보공유?ㅋㅋㅋ 이미 한달, 두달씩 여행하신 분들이라 도움이 많이 되었다.



원래 흑맥주를 그다지 선호하진 않지만 체코는 흑맥주라는 말에 주문한 흑맥주와 서버분이 추천해주신 오리고기.


그리고 대망의 꼴레뇨!!! 한국의 족발과 비슷한데 돼지 무릎을 맥주에 삶아(?) 만든 체코 전통 음식이다.



맥주 안주로 딱이다ㅋㅋㅋㅋㅋㅋ 맛있었당.

그리고 이 가게에서만 판다는 맥주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첫맛은 생각보다 '으잉? 이게뭐야.' 이런 느낌이었지만-_-; 자꾸 먹으면 먹을수록 먹고싶어지는 이 느낌은 뭘까.



위에 올린건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생크림이었다. 생각보다 엄청 느끼했음.


완전 배부르게(맥주도 2잔)먹고 300 코루나ㅋㅋㅋㅋㅋ 13000원 정도인데 대박. 신난다 ㅠㅠㅠㅠ

고기만 계속 먹어서 약간의 소화가 필요해서 일단 프라하 시내를 무작정 걷기로 했다.



밤에 다시 온 카를교. 낮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낮이 조금 시끌벅적한 광장 느낌이었다면 밤에는 굉장히 차분한 느낌이었다.


여행 끝 무렵에 다시 올때는 프라하 성 안쪽도 이곳저곳 둘러봐야지.


따로 DSLR 카메라를 들고 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너무 슬펐다 ㅠㅠㅠㅠㅠㅠ

들고오자니 무겁고 안들고오자니 아쉽고. 계륵같은 존재. ㅜㅜ


듣자하니 프라하보다 부다페스트가 야경이 더 아름답다는데, (갈지 안갈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기대된다! :D


원래 내일 아침에 체스케부데요비체로 출발해서 오후쯤에 체스키크롬로프로 넘어가려고 버스를 2개 예약했는데

내일(11월 14일)에 프라하 블티바 강변에서 St. Martin's day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버스 취소하고

오전에 축제 보고 오후에 바로 체스키크롬로프로 가기로 결정! 흐흐. 와인을 먹을 수 있으려나.

전날 계획 변경이야말로 자유여행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가계부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첫날 도착해서 인출한 1800 코루나가 왠지 모자를 것만 같다...ㅎ

이것저것 하다보니 벌써 새벽 3시. ㅜㅜ


내일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

#prayforparis

Posted by 곰지하

드디어 여행 시작!

12일 목요일 출국이었는데 일요일 밤~월요일 아침에 결정해버린 프라하행.

루프트한자 항공에서 에서 70만원대 프라하 왕복 티켓을 보지 않았다면-_-; 아마 이 여행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여행이니만큼, 어딜 가야겠다! 이런게 꼭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말 그대로 거의 무계획 여행.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계획이 없는 상태로 갔다가는 노숙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므로 출발하고 6일정도는 대략의 루트와 이동 수단 등을 예약했다.


싱가폴에서 교환학생을 4달 넘게 했기 때문일까, 혼자 무엇을 하는 것이 그리 낯설지는 않다.

이런게 나이를 먹어간다는 증거인가 허허.


이번 여행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한 매일 일기를 써볼까 한다.

블로그에 남기는 이유는 나중에 귀국해서 사진 정리, 일기 정리 따로 안할것을 알기 때문에ㅋㅋㅋ

그리고 여행중에는 팔이 아프고 피곤해서 (핑계 돋네) 밤에 다이어리를 붙들고 일기를 쓰는 것이 그다지 쉽진 않다.


어쨌든 추울바알~*.*




원래 타기로 했던 루프트한자 항공편이 결항되는 바람에 독일을 경유해서 밤에 도착 예정이었던 비행기가 직항인 체코항공으로 변경되었다! (개이득!)


오후 12:50 비행기였는데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운좋게도 비상구 좌석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흐흐.

덕분에 이코노미였지만 편안한 여행이 되었다.



마침 수능날이라서 영어듣기평가때문에 비행기가 50분정도 지연되었다. 비행기 타기전에 샌드위치 안사먹었으면 큰일날뻔ㅋ.ㅋ

심심해서 셀카찍고 놀았당 막찍은거치고 괜찮은듯ㅋㅋㅋㅋㅋㅋ



체코 항공은 이륙한 후에 물 한병과, 기내용 슬리퍼, 칫솔과 치약을 나눠준다.

기내가 엄청 건조했기 때문에 엄청 목이 말랐다ㅠㅠ 건조해서 피부도 찢어질 것 같고 화면을 계속 봐서인가 눈도 엄청 아팠음.

어떤 사람은 비행기에서 마스크팩 한다던데 나는 차마 프라하에 내려서 쌩얼인 상태... 일수 없었으므로 마스크팩은 포기하기로 했다.



음 이렇게 보면 맥주를 세캔 먹은 것 같은데...ㅋㅋㅋ 두캔 먹음!!!

스낵이랑 맥주 달라고 햇는데 빵이랑 맥주를 주는 이유는 뭘까 ㅠㅠ 센스없게스리...

체코항공 기내식은 치킨/비프/불고기 중에 선택하는 거였는데 나는 무난한 비프를 먹었다.

대한항공과 비교하자면 사이드메뉴의 수가 좀 적은 것 같음. 디저트로 준 케이크 역시 나의 피부마냥 건조했다.

체코항공의 일정 지분을 대한항공이 인수한터라 기내에서 보는 비디오 같은 것에 한국어 서비스도 잘 되어 있었고 대한항공 승무원도 같이 탑승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장거리 외국 항공사를 처음 이용해 보는 터라 약간 긴장되긴 했지만 그래도 다들 친절하셨다.



점심 때쯤 출발한 비행기라 한 4시간 정도는 강한 태양이 내리쬐었고, 그 이후로는 이렇게 계속 노을을 보면서 갔다.

아마 시베리아 저 벌판 어딘가쯤 같은데 경치가 아름다웠다. :)

보통 비행기 타면 거의 잠만 자는데 중간에 2시간정도만 자고 계속 영화를 보거나 다큐멘터리를 보거나 했다.



비상구 좌석의 민망한 점은ㅋㅋㅋㅋㅋ 이렇게 승무원님들과 가끔 마주보고 앉아야 한다는점? 계속 무언가 책을 보고 계셨다.

외국 항공사라 그런지 스타일과 나이가 모두 다양했다!

그 사이에 영화는 인사이드 아웃, 트레인렉, 국제시장, 악의연대기... 4개나 보고.

빅뱅이론도 2편, 쌍둥이 관련 다큐멘터리도 하나 봤다.

돌아올 때는 미션임파서블4를 볼 생각이다.ㅋㅋㅋㅋㅋㅋㅋ 


착륙하기 3시간 쯤 전에 다시 한번 기내식을 준다.

앞사람들 한테는 메뉴를 물어봤던 것 같은데, 그래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었는데 나한테는 아무것도 안물어보고 그냥 치킨라이스 가져다 줬다.

뭐.. 이번엔 치킨을 원래 먹을 생각이긴 했지만ㅋㅋㅋㅋ.... 싱가폴의 추억을 떠올리며 치킨라이스를 먹음!!! 

배가 무지무지 고팠던 터라 하나도 안남기고 다 먹었다.-_-;


중간에 난기류가 있어서 동체가 엄청 흔들렸는데 속으로 이러다 날개가 하나 부러져서 추락하면 어쩌지 하는 정말 터무니 없는 상상을 했다.

승무원님들도 다 앉아계셔서 엄청 긴장됐다 ㅠㅠ 지금 여기서 추락하면 나는 비상구 좌석에 앉았으니 비상 탈출을 어떻게 도와야 하나 하는 걱정도...ㅋㅋㅋㅋ


걱정을 뒤로하고 무사히 프라하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신고서 같은걸 따로 작성 안하던데, 신기했다.

짐 찾고나서 터미널1에서  Airport Express 버스를 기다리는데 인상 좋으신 한국인 아저씨가 말을 걸어 주셨다.

제주도에 사시는 분인데 사모님이랑 따님이랑 유럽 여행을 하시는 거라고 했다ㅠㅠ 부러웠다. 울엄마아빠도 나중에 모시고 와야지.

그래도 혼자 여행하다니 대단하다고 칭찬도 해주셨다!!!


구글의 힘은 참 대단하다.ㅋㅋㅋㅋㅋ 구글지도는 사랑입니다.'_'

프라하에서 이틀동안 묵을 숙소인 모자이크 하우스 mosaic house 까지 이대로 움직였는데 진짜 딱 이시간이 걸렸다. 신기신기.

6시인데도 밖이 한밤중처럼 꽤 많이 깜깜했다.ㅜㅜ 진짜 밤 11시 이때 도착했다면 무서웠을 것 같다.

친절한 몇몇 분들의 도움으로 길을 묻고 물어 드디어 숙소에 도착!



이틀동안 묵을 모자이크 하우스와 나의 침대~

여성전용 26인실이었는데 전혀 26인실의 느낌이 안났다! 침구도 깨끗하고 화장실, 샤워실도 모두 맘에 들었다.


매일 아침 10:30에 2시간정도 무료 투어도 해준다고 하셔서 그걸 하기로ㅎㅎㅎ

후기에 따르면 1층에 클럽, 바가 있어서 시끄럽다는데 크게 그런 느낌은 못받았다.

한국인이 두분 계셨던것 같은데 목소리만 들어서 누군지는 모르겠다. 서양애들이랑 중국애들이 있었고 비수기라 그런지 침대가 꽤 비어있었다.



모자이크 하우스에서 걸어서 3분쯤에 albert 라는 마트에 들러서 간단한 저녁거리를 샀다.

저 빵이 200원도 안되는 빵인데 뭔가 중독성있다 엄청 맛있다 ㅠㅠ

장을 대충 봤는데 84코루나, 한화로 4000원ㅋㅋㅋㅋ 세상에.

맥주로 여독을 풀고 싶었지만 냉장된 맥주가 없었기에 안샀다. 내일 어차피 먹을텐데~.~


마침 향수가 떨어져서 인터넷 면세점을 통하여 득템한 향수와 화장품들을 보며 만족만족하는 시간을 잠시...+_+

장시간 비행으로 너무 지쳐있던 터라 씻고 머리 말릴 새도 없이 거의 바로 꿀잠 꿀잠.



혼자 장기간 여행은 처음이고, 생각할 것도 많은 그런 시기인 만큼 이번 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싶다. :)

Posted by 곰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