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매일 쓰겠다고 마음먹은지 24시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귀찮음이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_-;

매일 포스팅은 역시 무리였던 것인가. ㅠㅠ

언제까지 할진 모르겠지만 일단 체력이 될 때까지는 계속 써보기로 한다.


어제 일찍 잔 탓인지 오늘은 잠이 일찍 깼다. 한 4시쯤..? 하지만 그 때 일어날 순 없었으므로 누워서 노트북으로 이것저것 할 것을 찾아봤다.

우선 내가 묵고 있는 모자이크 하우스/호스텔은 조식을 제공하지 않기때문에, 아침을 알아서 챙겨 먹어야 했다.

물론 조식이 195 코루나이긴 하지만, 뷔페라는 것을 감안해도 체코 물가에 비해서는 창렬-_- 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먹이를 찾아 떠나는 하이에나마냥 이리저리 방황했다.


다행히도!!! 호스텔에서 5분정도 거리에 아주 괜찮아 보이는 카페를 발견했다.

카페 모디(cafe modi) 였나, 아침 7:30부터 연다고 하니 내일도 잘하면? 여기서 아침을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는 그다지 넓지도, 좁지도 않은 딱 좋은 사이즈였고 아메리카노/라떼 중에 고민하다가 라떼와 치아바타 샌드위치를 먹기로 결정!

109 코루나니까 한화로 한 5000원쯤 하는데 우리나라 가격과 비교해도 꽤 괜찮은 편이다. 나름 맛도 있고ㅋㅋㅋ

대충 조식을 해결하고 난 후에는 10:30에 free walking tour 를 했다.


한 25명쯤 되어 보였는데 동양인은 나 혼자였다 ㅠ_ㅠ 왠지 모를 소외감!

아니 모자이크 호스텔에 한국인 많다고 했는데 어째 돌아다니면서 나는 왜 한번도 못본거지.

아니면 한국인들은 한국어로 진행하는 팁투어? 이런거를 따로 하는지도 모르겠다.



거리를 쭉 걸으면서 체코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가이드 언니(?)는 체코 사람인데 체코 억양이 거의 섞이지 않은 영어를 구사하셨다.

문제는 나의 영어실력?ㅋㅋㅋㅋ아니면 역사실력...

ㅜㅜ 세계사에 대해서 잘 모르다보니 여러가지 정치, 사회 관련 용어들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길거리를 지나는데 눈에 띄는 마이클 잭슨 마리오네트가...ㅋㅋㅋ 진짜 신기했다!!! :)

역시 예술의 도시 프라하인가? 좋다*_*



오늘은 운이 좋게도 날씨가 참 좋았다. 블티바 강변에서 파노라마도 찍어보고~

나중에 다시 올 때 너무 춥지만 않다면 강변을 쭉 따라 걷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약 2시간여에 걸친 투어가 끝나고, 말 그대로 '발길 닿는대로' 어디론가 향했다.


사실 여태까지 여행을 다니면서는 지도 혹은 구글 맵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다.

항상 나는 그 도시에서 봐야 할 것들이 있었고 먹어야 할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그냥 있는 그대로를 여유롭게 즐기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고 무작정 어디론가 걷기 시작했다.

계획 여행과 무계획 여행은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계획을 짜고 이동하다 보면 많은 것들을, 짧은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볼 수 있지만 일정에 쫓긴다는 느낌에 여행에서 진짜 여유를 찾고 기분을 환기시키는 것등은 하기 힘들다.

이에 비해 무계획으로 다니는 것은 어딘가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정해진건 없지만 자유로운 매력이 있는 것 같다. :)


왠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볼 때 예고편, 시놉시스도 왠만하면 보지 않고 무작정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스물 다섯살 현재의 나는 무계획 여행이 더 좋게 느껴진다. :)



이리저리 걷다 보니 어느새 사람이 엄청 많은 곳에 도착.

어딘가 했더니 카를교! ㅋㅋㅋㅋㅋ 이쪽으로 쭉 가면 아마 프라하 성으로 갔던 것 같다. 4년전 기억이라 가물가물.



프라하 성 근처의 맥도날드로 들어갔다. 체코의 빅맥지수를 체감해 보기 위해, 평소에는 절대로 먹지 않는 빅맥을 시킴.

라지로 달라고 한 적 없는 것 같은데 라지로 줌 ㅜㅜ 감자튀김을 조금 남겼다. 131코루나. 케찹도 돈을 받는다-_- 6코루나였던가.


외국에 나갈 때마다 본능적으로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여행자들의 쉼터랄까ㅋㅋㅋㅋㅋ 꽤 싼 가격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장실, 와이파이 ㅠㅠ 가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하지만 체코의 맥도날드는 화장실이 유료였어. 배신자. (10코루나!!!)


이 근처에서 한달간 여행하시고 계신다는 한국 여자분을 만나 함께 잠시 동행하고 저녁도 같이 먹기로 했다. :)

다른 분들도 오셔서 총 4명이서 꼴레뇨를 먹으러 고고.



가는 길에 구경한 천문시계탑과 구시가지 광장. 낮에 볼 때와는 또 느낌이 다르다.

이 색감과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졌다.


여행 중에 생전 처음보는 누군가와 오랜 시간 함께 하는 경험이 처음이어서,

불편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도 했지만 굉장히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여행'이라는 한가지 주제만으로도 쉴새없이 계속 수다를 떨었고 세상은 넓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았던건 약간의 정보공유?ㅋㅋㅋ 이미 한달, 두달씩 여행하신 분들이라 도움이 많이 되었다.



원래 흑맥주를 그다지 선호하진 않지만 체코는 흑맥주라는 말에 주문한 흑맥주와 서버분이 추천해주신 오리고기.


그리고 대망의 꼴레뇨!!! 한국의 족발과 비슷한데 돼지 무릎을 맥주에 삶아(?) 만든 체코 전통 음식이다.



맥주 안주로 딱이다ㅋㅋㅋㅋㅋㅋ 맛있었당.

그리고 이 가게에서만 판다는 맥주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첫맛은 생각보다 '으잉? 이게뭐야.' 이런 느낌이었지만-_-; 자꾸 먹으면 먹을수록 먹고싶어지는 이 느낌은 뭘까.



위에 올린건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생크림이었다. 생각보다 엄청 느끼했음.


완전 배부르게(맥주도 2잔)먹고 300 코루나ㅋㅋㅋㅋㅋ 13000원 정도인데 대박. 신난다 ㅠㅠㅠㅠ

고기만 계속 먹어서 약간의 소화가 필요해서 일단 프라하 시내를 무작정 걷기로 했다.



밤에 다시 온 카를교. 낮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낮이 조금 시끌벅적한 광장 느낌이었다면 밤에는 굉장히 차분한 느낌이었다.


여행 끝 무렵에 다시 올때는 프라하 성 안쪽도 이곳저곳 둘러봐야지.


따로 DSLR 카메라를 들고 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너무 슬펐다 ㅠㅠㅠㅠㅠㅠ

들고오자니 무겁고 안들고오자니 아쉽고. 계륵같은 존재. ㅜㅜ


듣자하니 프라하보다 부다페스트가 야경이 더 아름답다는데, (갈지 안갈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기대된다! :D


원래 내일 아침에 체스케부데요비체로 출발해서 오후쯤에 체스키크롬로프로 넘어가려고 버스를 2개 예약했는데

내일(11월 14일)에 프라하 블티바 강변에서 St. Martin's day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버스 취소하고

오전에 축제 보고 오후에 바로 체스키크롬로프로 가기로 결정! 흐흐. 와인을 먹을 수 있으려나.

전날 계획 변경이야말로 자유여행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가계부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첫날 도착해서 인출한 1800 코루나가 왠지 모자를 것만 같다...ㅎ

이것저것 하다보니 벌써 새벽 3시. ㅜㅜ


내일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

#prayforparis

Posted by 곰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