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EFL 공부를 하다보니 Speaking 1번 문제,

그러니까 personal experience와 preference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해봐야 겠다는 것을 느꼈다 :-)

(안그러면 15초 준비시간이 너무 짧아...)


얼마전 아는 동생이 연애 상담 비스무리한 걸 요청해왔는데

(나도 아직 산지 얼마 안됐지만 -_-;)

나이가 들 수록 나와 딱 맞는 사람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니까 왠만하면 맞춰가라고 얘기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물론 퍼즐처럼 맞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둘도없는 천생연분이겠지만

그 누가 말했듯이 딱 맞는 사람 만날려고 사람들 많이 만나다보면 결혼도 못하고 연애만 하다 늙어죽는다고!!!

어쨌든 그 동생에게,

처음부터 모든 부분에 있어서 다 맞는 사람을 찾기는 바닷가에서 진주조개 찾는 것 만큼 어려우니

왠만큼(?) 맞다 싶으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맞춰 나가는게 좋지 않겠냐고 했지.

 

앞의 서론이 너무 길었다.

어쨌든!!! 저 얘기를 한 이유는 정말 자기랑 잘 맞는 사람을, 이성이든지 동성이든지, 만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자기 주관, 가치관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기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없으면 쉽게 남이 하자는대로만 이끌리게 된다.

이건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 취향이 같다, 다르다의 문제니까.

 

예를 들자면 "뭐먹을래?" 라고 물었을 때

"아무거나" 혹은 "너 좋은거?"

라고 답하는 사람은 "난 오늘 죽어도 이걸 먹겠어!!!" 하는 사람이랑 만나야 서로 편하지 않을까!

 

 

본론으로 들어가서 오늘 생각해 볼 것은, 22 best things that I really love to do!

번호는 좋아하는 순서와 무관, 내가 스물두살이니까 스물두개 ㅋㅋㅋ

 

 

1. 한조각의 치즈케잌과 함께 따뜻한 카페라떼 마시기

어찌보면 치즈케잌은 아메리카노와 더 궁합이 맞을 수도 있겠는데...부드러운 우유와 잘 내린 에스프레소샷의 믹스는 정말 환상! 보통 치즈케잌은 조각으로 사먹진 않고... 빵집에서 큰걸 사와다 냉장고에 넣어놓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먹는 재미가.

 

2. 훈제 연어에 양파를 올려서 - 와구와구 연어샐러드 먹기

샐러드바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훈제연어. 많이 먹으면 약간 느끼하기도 하지만 양파랑 같이 먹으면 좋아좋아.

시험기간에 괜히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

 

3. 큰 서점이나 도서관 가서 몇시간이고 둘러보기

꼭 책을 사거나 빌리려는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 그냥 사람들의 그 분위기 자체가 좋다. 중고등학생때는 방학때마다 꼭 한번씩은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에 들렀었다. 가서 끌리는 책이 있으면 좀 사기도 하고. 교보문고에서는 핫트랙스에서 문구쇼핑까지 할 수 있어서 좋았지 :-)

약속장소가 서점이라면 상대방이 늦어도 그리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 같다.

 

4. 범죄, 스릴러 영화보기

여자치고 취향이라고는 좀 안어울릴 수 있겠지만, 로맨스 영화와 스릴러 영화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스릴러를!

그거에 비해서 공포영화는 그다지 별로 :-( 특히 반전이 있는 스릴러 영화라면 강추강추!!!

예를 들어서 '용서는 없다' 같은 류의 영화? 평은 좋은 편은 아닌데 개인적으로는 기억에 남는 영화.

 

5. 이렇게 글로 생각을 정리하기

어렸을 적부터 글쓰기에 대한 욕심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선생님이 '호국 보훈의달 글짓기'나 '과학의 달 글짓기' 하고싶은 사람 해오라고 말씀하시면 혼자 해가고 그랬었지. (덕분에 상은 많이 받았다.) 글쎄 뭐랄까 - 나에게 있어서 글을 쓰는건 어떤 '일'이라기 보다는 그냥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과 같은 느낌? 말과 글이 다른점은 말은 상대방이 내 말을 경청하는지, 한 귀로 흘려듣는지, 듣고싶어서 듣는건지 파악하기 힘들지 글은 읽는다는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

 

6. 주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적어두기

음악 듣는 건 참 좋아하는데 정말 좋은 음악을 찾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길거리를 걷다가, 카페에 앉아있다가, 라디오를 듣다가 마음에 드는 음악이 나타나면 (당장은 제목을 모르니까...) 가사를 적어둔다. 그리고 나중에 시간있을 때 찾기. 요새는 스마트한 세상이라 소음이 심하지 않은 이상 휴대폰한테 들려주면 알아서 찾아준다♥ 나같은 사람들한테 완전 필요한 존재임! 완소!

 

7. 소수만 아는 이름 가지기

아무나 다 부를 수 있는 '별명' 말고, 적은 사람만 알고있는 이름, 단둘만 아는 애칭 가지기.

계영이 지현이 지하의 '꼐죄죄', 대안여중 '울랄라팸' 이런거나

굳이 특별한 사이가 아니더라도 부르는 이름들~ 한 예로 명수언니가 "김곰지!!!"라고 불러주는게 왠지 좋더라 :)

 

8. country pops & some urban pops

예전엔 이 장르가 어떤 장르인지 몰라서 "난 이런 장르 좋아해!" 라고 말을 못했었지만 드디어 찾음.

Hilary Duff - Why Not / So Yesterday / Anywhere But Here

Taylor Swift - You Belong With Me(이건 내 벨소리) / Love Story / Sparks Fly

LeAnn Rimes - Can't Fight The Moonlight

Lady Antebellum - Just A Kiss

Sweetbox - Everything is Nothing

Avril Lavigne - The Best Damn Thing / Hot / My Happy Ending / Don't Tell Me / He Wasn't

Che'Nelle - Baby I love U (리메이크곡인데 요샌 이거 꽂힘ㅠㅠㅠㅠㅠ)

대부분 country pop 하는 가수들은 인디뮤직 장르처럼 분위기가 비슷해서 위의 가수들의 노래는(요새 들어 에이브릴은 약간 스타일이 바뀌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love them!

 

9. 종일 밖에 안나가고 안에서 음악켜놓고 책읽구 뒹굴뒹굴하기

뭐.. 한마디로 백조생활!!! 근데 침대생활 너무 좋아 XD

머리는 업스타일로 검정색 머리끈에 실핀을 마구마구 꽂아줌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로 위의 음악들을 잔잔하게 깔아놓구

아침식사거리로 간단한 토스트를 가져와서 크림치즈+딸기잼(잼은 딸기잼이 진리) 발라놓구 커피한잔을 침대 근처로 가져옴.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서 좋아하는 책 보면서

아 생각만해두 스트레스 풀린다. 학교다닐 땐 이걸 하기가 어려워ㅠㅠㅠ

 

10. 아침에 엎드려서 신문보기

팔이 짧다고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_-) 신문은 엎드려서 배깔고 보는게 제일 좋아. 요새는 식탁에서 보긴 하지만 ㅠㅠ

아침에 햇살이 쫙들어오구 - 엎드려서 신문보고!

학교 다닐땐 아침에 일찍나와서 9시쯤 도서관에 슬슬 가서 조간신문을 종류별로 2개정도 본당 (조중동/한겨레경향)

학교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신문 볼수 있어서 좋아. 아무리 전자책이 개발됐다 하더라도 신문은 종이가 진리.

 

11. 바다소리 들으면서 해변가에 앉아있기 / 산 벌레 소리 들으면서 시골길 걷기

바다는 부산에 있을 땐 그래도 가끔 갔던 것 같은데 산이든 바다든 스무살 넘어서는 한번? 두번? 가물가물.

저기에 + 캔맥주!!!!와 갑자기 바다가고싶다. 여수 밤바다가 생각나는 이밤.

학교에서는 오리연못 -_- 부근에 앉아있거나 교수아파트 앞 놀이터에 가면 비슷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12. 야매요리하기

딱히 레시피나 중량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울엄마보니까 계량컵이나 계량스푼 안쓰시고도 요리 잘하시더라) 뭔가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집에있는 재료로 요리하기.

나의 요리 지론은... "요리도 과학이다"

단순한 떡볶이를 만든다 하더라도 각각 재료별로 조리하는 시간이 다른데 이걸 과학적으로 리스트화 해서 잘 생각해야함.

안그러면 떡이 눌러 퍼져버리거나... 라면이 안익거나...? ㅋㅋ

개인적으로 성공한 것 중엔 크림소스떡볶이랑 치즈쿠키가 제일 맛있었음.

(즐겨찾기 한 하미송아 그때 그 초코 브라우니는 사실 망작이었다...)

 

14. 에그타르트 먹기

어째 리스트의 절반이 먹는 얘긴 것 같긴 하지만 에그타르트 정말 맛남 ㅠ_ㅠ

가끔 파리바게뜨에서 행사할 때 해피포인트로 사면 개당 천원정도에 살 수 있음.

처음엔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집에서 직접 해보니까 계란+설탕+우유+밀가루+(파슬리가루)+조리하는시간+설거지하는시간... 등등 합쳐보면 1000원이면 꽤 경제적인 가격임.

 

15. 뜨거운 카푸치노에는 시나몬을 올려서

더운 여름에는 가끔 아이스로 마시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커피는 뜨거운 걸로 마시는게 좋아.

얼음 넣으면 나중에 밍밍해지지 않나 -_-;

커피취향은 나이따라 바뀌는 것 같은데 요새는 카푸치노. (커피중에 제일 만들기가 까다로우니까)

진짜... 알바할때 카푸치노 3잔 이렇게 주문들어오면 멘붕...

원래 시나몬 파우더 올리는거 특유의 향때문에 싫어했었는데

시나몬 + 하면 커피의 쓴맛을 약간 중화시켜주는 느낌에 좋고

시나몬 - 하면 우유의 담백한 맛을 좀 더 느낄 수 있다.

 

16. 기차여행 :-) 창밖을 바라보며 음악듣기

살면서 가장 좋았던 기차여행은 영국 London 에서 Oxford로 가는길

Paddington역에서 표를 끊구 기차로 한 2시간 정도 달려서 도착했던 기억이

뭐랄까... 우리나라로 치면 무궁화호?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정말 좋았다.

창밖을 바라보며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그 여유로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듯.

올 여름엔 꼭 기차여행을 가야겠다.

 

17. 가장 예쁜 편지지에 좋아하는 펜으로 편지쓰기

편지만큼 아날로그 감성을 잘 전달해 주는 건 없는 것 같다.

항상 휴대전화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문자나 카톡보다도 편지에 글을 쓰면 아무래도 한번 더 생각해 보고 글을 쓰게 된다.

소소한 즐거움은 편지지를 고를 때, 그리고 편지지에 어울리는 펜을 고를 때에 있다.

그리고 편지의 묘미는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답신을 기다리는 것? 가장 설레이는 일!

 

18. 책 읽다가 맘에드는 글귀가 나오면 수첩에 옮겨쓰기

책에 dog-ear라 하나, 어쨌든 한 쪽 귀퉁이를 접는 일이나 줄을 긋는 일을 싫어하는 편

그래서 책을 읽다가(문학이나 비문학이나...) 간직하고 싶은 글귀나 표현이 있으면 나름대로 '문학수첩'에 옮긴다.

중학교 때 '시나브로'라는 말을 처음 알았을 때 괜히 어감이 좋아서 몇번이고 되뇌었던 기억이.

수첩에 따로 재미있는, 몰랐던 단어들을 옮기고 뜻을 써 놓고 가끔 심심할 때 보면 문장 표현력도 느는 느낌.

나중에 쭉 보다보면 어떤 생각으로 이 글귀를 썼는지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

 

19. 다이어리 꾸미기! 다이어리 쓰기

다이어리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열일곱살 때부터였던 것 같다.

17살 이후로 매년 한 권씩 다이어리를 쓰고 있는데, 지난 다이어리는 보관이 조금 문제긴 하지만 :(

예전에 다이어리를 쓰는 패턴이 다이어리 '꾸미기'에 가까웠다면 요즘은 그날 그날의 감성을 기록하는 기록장.

지금은 프랭클린 플래너 하루에 두 쪽짜리를 쓰고있다.

매일 두 페이지를 다 채우는 건 아니지만 - 이것도 나름 그날그날 쓰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약속이나 과제, 해야할 일들을 휴대폰이 아닌 다이어리에 깨알같이 기록하는 것도 아날로그 감성인가?ㅎㅎㅎ

 

20. 멍하니 노래 가사를 음미(?)하기

굉장히 단순한 일일지도 모르겠는데 평소에 자주 하는 일은 아니다.

노래를 들을 때 거의 멜로디만 듣는 편이라 정말 관심있는 노래가 아닌 이상 가사는 잘 모른다.

가끔 우울할 때나 심난할 때 평소에 좋다고 생각했던 노래를 멜로디가 아닌 가사에 귀기울여 들어본다.

요새 빠진 노래는 이승기의 '처음처럼 그때처럼'

 

21. 예쁜 사진찍기

일상 속의 소소한 행복이라면 사진찍기가 빠질 수 없다.

항상 보는 일상적인 풍경이라도 사진기에 담으면 왠지 모를 감성이 느껴진다.

정말정말 예쁜 모습은 눈으로만 보기 아까워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지만 사진은 그 풍경을 다 담지 못하더라.

비록 내가 눈으로 보는 것 만큼 예쁜 모습을 담지는 못하지만 그 때 그 사진을 찍었던 날의 기억은 사진으로 남겨두면 다시 그 사진을 봤을 때 떠오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을 때도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 사진으로 남기고 싶을 때가 있다. 요즘은 휴대폰의 발달로 핸드폰으로 어디서든지 찍을 수 있어서 좋다.

 

어떤 책에서 읽었던 사진에 대한 말이 인상깊다.

 '사람들은 어떠한 한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서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두려 하지만, 사진기의 셔터음이 들리는 순간 그 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22. 일과를 끝내고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과 나쵸

결국엔 먹는걸로 마무리하는 리스트!

음 뭐랄까 하루의 고단한 일과를 끝내고 여유롭게 안주 간단히 꺼내놓고 얼음처럼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날엔 세상을 다 가진듯 한 행복한 기분이다.

이런게 일상 속의 소소한 행복이 아닐지.

 

 

 

오늘 읽은 어떤 책에서 진짜 성공하고 싶다면 내가 실질적으로 쓰는 시간의 10%를 내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데에 쓰라고 했다.

쓰고 보니 별거 아닌 일들인데 왜이렇게 불평, 불만만 하고 사는지 :(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 오늘 하루도 화이팅!

 

Posted by 곰지하

인성/리더십3 강좌를 진행하며 보고 느끼고 배운것들 주저리주저리

 

 

  20102월 입학한 첫 학기에 들었던 수업 중 하나가 인성/리더십3 강좌 중 하나였던 <연기와 무대> 강좌였다. 친구와 함께 신청한 과목도 아니었고 그저 연극이라는 것에 대한 호기심에 무작정 이끌려 신청해서 2, 30명 정도 되는 반 인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 학기간의 짧은 수업이었지만 당시 강사로 활동하셨던 이박터 소속 선배들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조금이나마 연극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되었고 때로는 학교 선배로서 조언을 받기도 했었다. 그렇기에 나도 꼭 고학년이 되면 후배들에게 무언가 전해줄 수 있는 강사가 되고자 하였고 더불어 1학년 새내기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또 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내가 무엇을 가르쳐 줄 수 있을까 하는 많은 고민을 했다. 그에 대한 답은 내가 여태까지 살면서, 혹은 대학에 와서 배우고 싶었는데 배우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라는 물음에서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대학생활을 하다보면 단순한 이미지 보정이 아닌 좀 더 기술적인 능력이 필요할 때가 종종 있었다. 예를 들어 멋진 프리젠테이션을 만든다던가, 좀 더 나은 보고서 표지를 만든다던가 또는 내가 찍은 사진을 보정하는 등의 작업 능력이 필요했다. 조금만 알면 굉장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학교에서 배우기에는 산업디자인학과 학생이 아닌 이상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 후배들과 나누고 싶었던 것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다루기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그 대상으로 했다. 실제로 포스터 작업을 해 보기도 하고 1학년 방학 때는 학원도 다녔었기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계획서를 작성했다. 일주일에 한 번, 그리 많지 않은 강의시간이었기에 짧은 시간에 무엇을 전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렇게 강의계획서가 완성되었고 나 역시도 다시 복습하며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첫 시간, 나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후배들에게 좀 더 세밀하고 세세한 지도를 해 주기 위해 수강 인원을 10명으로 제한했던 것부터가 약간의 실수였다고 생각되었다. 첫 시간 수업에 출석한 학생은 단 3명이었다. 어디서부터 문제인지가 고민되었다. 분명히 리더십 센터에서는 첫 강좌 공지를 했고 당연히 첫 시간이니만큼 대부분의 학생이 수업에 참석할 것이라 생각했던 내 자신의 실수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수강했던 2010년도 봄학기 강좌에서도 강의를 듣는 모든 사람이 출석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 첫 시간은 좀 당황스러웠지만 3명의 학생들을 위해서 예정대로 수업을 진행했다.

 

  그 다음 시간에도, 다다음 시간에도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매 시간 이런저런 이유로 결석이나 지각을 하는 아이들이 잦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학을 하게 되어 강좌 자체의 진행 여부가 흔들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단독 강사였고 휴학을 해도 수업은 계속 진행할 수 있다는 리더십센터 선생님의 말씀에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를 방문에서 수업은 정상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어찌 보면 후배들에게 나는 참 깐깐한선배였는지도 모르겠다. 이러 저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수업을 계속적으로 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매 시간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일부 학생들 때문이었다. 다른 일과 겹치는 일이 있더라도 먼저 보강시간이나 출석 여부를 묻기도 했고 수업에 참가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리고 이것은 내 개인적인 인간관계와 관련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단순히 강좌를 가르치는 선배 대 후배가 아닌 인간적으로 그들과 교류하고 소통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전공 교수님들의 수업을 들으면서도 가장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가 왜 학생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져주시지는 않는걸까. 학생 개개인을 봐 주시면 좀 더 잘 할 수 있을텐데.’였는데 직접 가르치는 사람 입장이 되어보니 배우는 자와 가르치는 자가 인간적인 교감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이는 일대일로 학생을 가르치는 것과 달리 단순히 정보 전달의 단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큰 노력이 필요했다. 더 나아가 단순히 어떤 직책이나 역할을 맡고 있는 내가 아닌, 인간 김지하로서 나를 봐주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이 부분에서의 실패는 굉장히 크게 다가왔고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끊임없이 생각하게 했다.

 

 

  결론적으로 이 강좌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 학기동안 진행하며 느꼈던 것은 나는 후배들에게 단순 이미지 편집에 대한 지식을 전수했지만 그들이 내게 가르쳐 준 것,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들은 그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던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것들은 강사가 얼마나 책임감을 가지고 그 강의를 진행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다음 학기에는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학생의 입장에서 공부를 하고 더불어 가르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자질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후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새로운 내용, 새로운 강의로 후배들 앞에 서고 싶다. 끝으로 한 학기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리더십센터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내일 인쇄해서 등기로 부쳐야겠다 _ _)/

쿨쿨 이제 자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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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지하

 

정말 오래간만에 잡는 연필 그리고 칼.

 

언제부턴가 연필 대신 샤프와 볼펜을 쓰면서 연필은 나에겐 서서히 잊혀져가는 존재였다. 방을 정리하다가 찾은 몇 자루의 연필. 그 연필을 깎으며 어렴풋이 생각나는 어렸을 적을 상상해본다.

 

나 초등학교 땐 뭐하고 살았지? 뭐하고 놀았지? 그리고 그 땐 어떤 사람들과 함께였지?

 

를 생각하며 -

 

Posted by 곰지하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밤이다.

이렇게 깨어있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감사.

들려오는 맑은 새벽소리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는건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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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지하

오래간만에 다시 돌아오는 블로그 =)

블로그가 가지는 매력은 일시적이지 않다는 데에 있다.
마치 오랜 시간 소중하게 써온 일기장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때 그때 스쳐지나가는 '타임라인'이 가지지 못한 속성들을 블로그는 가지고 있다.
어쩌면 이 곳에 글을 쓰는 것은 지금 이 느낌 그대로를 남기고 싶어서 일지도.

지금 듣고 있는 노래는 2003년 유행했던 팝송. 아련한 그리움일까 추억일까.



나는 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
내가 뛰고 있는 이 코스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42.195 km의 마라톤인 것을 잊은 채 쉬지않고 달려왔다.
더이상 뛸 수 없다고 느꼈을 때는 지금 당장 멈추어서 쉬지 않으면 응급실에 실려갈 판이었다.
나의 목표는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이지만 '마라톤에서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은 아니었다.
뭐 완주도 하는데 1등이면 더 좋겠지만, 아니 순위권이면 더 좋겠지만.
어쨌든 지금의 결정은 마라톤을 정말로 간절히 완주하고 싶기에 내린 결정임에 틀림없다.
중도에 코스를 이탈하거나 포기 한 것이 아니라
여태까지 앞만 보고 달려와서 미처 보지 못하였던 주변도 둘러보며, 그렇게 천천히 걷다가.. 언젠가는 다시 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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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나에게 물었다.

"사랑하면서 가장 무서운게 뭐야?"
"옆에있어도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왜그런거 있잖아 같이 있어도 혼자라는 느낌. 나없이도 이사람, 괜찮겠구나... 그런생각"


종종 드는 생각 중 하나는 '우리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사랑이 아닐까' 라는 것.
많은 가수들은 사랑을 노래하고
시인은 시를 읊고
배우는 사랑에 빠진 사람 그리고 사랑으로 인해 아파하는 사람을 연기한다.
'사랑'을 빼고는 인생을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만남과 설레임 그리고 헤어짐과 그리움.
사랑은 일방적이어서는 결코 오래도록 지속될 수 없으며 상호간의 균형이 맞지 않는 사랑도 마찬가지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동정이고 연민이고 고마움이다.

혼자여서 외로운 것보다 더 아픈 외로움은 곁에 있음에도 혼자라고 느끼는 것이다.
'내가 어느날 갑자기 없어져도 너는 아무 일도 없던 듯이 살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 때면 이미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거다.

옆에 있는 사람이 외롭다고 느낀다면 그건 내가 아직 사랑할 준비가 덜 된 것이다.
반대로 내가 외롭다고 느낀다면 그건 그 사람이 사랑할 준비가 덜 된 것이다.

진심으로 눈을 맞추고 마음을 다해 사랑해야만이, 그제서야 비로소 모두가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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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지하

- 스무 살의 내 생애 첫 블로그 =)
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부끄럽지만.

-
이제는 벌써 스물 하나. 화이팅!

- 2011.10.3.
스물 하나도 이제 10, 11, 12월 3달 남았다.
남은 날들도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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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