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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30 2012 봄학기 인성/리더십3 강좌를 마치며 3

인성/리더십3 강좌를 진행하며 보고 느끼고 배운것들 주저리주저리

 

 

  20102월 입학한 첫 학기에 들었던 수업 중 하나가 인성/리더십3 강좌 중 하나였던 <연기와 무대> 강좌였다. 친구와 함께 신청한 과목도 아니었고 그저 연극이라는 것에 대한 호기심에 무작정 이끌려 신청해서 2, 30명 정도 되는 반 인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 학기간의 짧은 수업이었지만 당시 강사로 활동하셨던 이박터 소속 선배들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조금이나마 연극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되었고 때로는 학교 선배로서 조언을 받기도 했었다. 그렇기에 나도 꼭 고학년이 되면 후배들에게 무언가 전해줄 수 있는 강사가 되고자 하였고 더불어 1학년 새내기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또 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내가 무엇을 가르쳐 줄 수 있을까 하는 많은 고민을 했다. 그에 대한 답은 내가 여태까지 살면서, 혹은 대학에 와서 배우고 싶었는데 배우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라는 물음에서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대학생활을 하다보면 단순한 이미지 보정이 아닌 좀 더 기술적인 능력이 필요할 때가 종종 있었다. 예를 들어 멋진 프리젠테이션을 만든다던가, 좀 더 나은 보고서 표지를 만든다던가 또는 내가 찍은 사진을 보정하는 등의 작업 능력이 필요했다. 조금만 알면 굉장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학교에서 배우기에는 산업디자인학과 학생이 아닌 이상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 후배들과 나누고 싶었던 것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다루기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그 대상으로 했다. 실제로 포스터 작업을 해 보기도 하고 1학년 방학 때는 학원도 다녔었기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계획서를 작성했다. 일주일에 한 번, 그리 많지 않은 강의시간이었기에 짧은 시간에 무엇을 전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렇게 강의계획서가 완성되었고 나 역시도 다시 복습하며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첫 시간, 나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후배들에게 좀 더 세밀하고 세세한 지도를 해 주기 위해 수강 인원을 10명으로 제한했던 것부터가 약간의 실수였다고 생각되었다. 첫 시간 수업에 출석한 학생은 단 3명이었다. 어디서부터 문제인지가 고민되었다. 분명히 리더십 센터에서는 첫 강좌 공지를 했고 당연히 첫 시간이니만큼 대부분의 학생이 수업에 참석할 것이라 생각했던 내 자신의 실수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수강했던 2010년도 봄학기 강좌에서도 강의를 듣는 모든 사람이 출석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 첫 시간은 좀 당황스러웠지만 3명의 학생들을 위해서 예정대로 수업을 진행했다.

 

  그 다음 시간에도, 다다음 시간에도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매 시간 이런저런 이유로 결석이나 지각을 하는 아이들이 잦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학을 하게 되어 강좌 자체의 진행 여부가 흔들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단독 강사였고 휴학을 해도 수업은 계속 진행할 수 있다는 리더십센터 선생님의 말씀에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를 방문에서 수업은 정상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어찌 보면 후배들에게 나는 참 깐깐한선배였는지도 모르겠다. 이러 저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수업을 계속적으로 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매 시간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일부 학생들 때문이었다. 다른 일과 겹치는 일이 있더라도 먼저 보강시간이나 출석 여부를 묻기도 했고 수업에 참가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리고 이것은 내 개인적인 인간관계와 관련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단순히 강좌를 가르치는 선배 대 후배가 아닌 인간적으로 그들과 교류하고 소통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전공 교수님들의 수업을 들으면서도 가장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가 왜 학생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져주시지는 않는걸까. 학생 개개인을 봐 주시면 좀 더 잘 할 수 있을텐데.’였는데 직접 가르치는 사람 입장이 되어보니 배우는 자와 가르치는 자가 인간적인 교감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이는 일대일로 학생을 가르치는 것과 달리 단순히 정보 전달의 단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큰 노력이 필요했다. 더 나아가 단순히 어떤 직책이나 역할을 맡고 있는 내가 아닌, 인간 김지하로서 나를 봐주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이 부분에서의 실패는 굉장히 크게 다가왔고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끊임없이 생각하게 했다.

 

 

  결론적으로 이 강좌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 학기동안 진행하며 느꼈던 것은 나는 후배들에게 단순 이미지 편집에 대한 지식을 전수했지만 그들이 내게 가르쳐 준 것,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들은 그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던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것들은 강사가 얼마나 책임감을 가지고 그 강의를 진행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다음 학기에는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학생의 입장에서 공부를 하고 더불어 가르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자질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후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새로운 내용, 새로운 강의로 후배들 앞에 서고 싶다. 끝으로 한 학기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리더십센터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내일 인쇄해서 등기로 부쳐야겠다 _ _)/

쿨쿨 이제 자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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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