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싱가폴/교환학생/싱가포르 국립대학/기숙사/식당/식사/

Singapore/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NUS/dormitory/hostel/Tembusu College/meal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3대 요소인 의, 식, 주, 그리고 인간의 3대 욕구인 수면욕, 식욕, 성욕.

이 중 두가지 모두에 포함되어 있는 식생활, 음식에 관련된 욕구는 우리의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다른 욕구를 아무리 충족시킨다 해도 이 세 요소가 우선적으로 충족되지 않으면 항상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는 것 같다.


특히 우리 집의 가풍(?)은 식생활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집안이기도 하고

나의 개인적인 경험상 제때, 규칙적으로, 양질의 영양 균형이 잡힌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우선 쉽게 피로해지고 건강상에 문제가 생김에 따라 결국에는 정신도 병들게 되므로 왠만하면 식사만큼은 신경을 쓰는 편이다.


교환학생으로 싱가포르에 장기간 머물기로 결정하면서 가장 걱정 됐던 것 중 하나도 역시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고민이었다. 물론 이 곳도 사람 사는 곳이니 만큼 어떻게든 먹고 살긴 하겠지 라는 생각도 조금 있긴 했지만 여태까지 최대 해외 체류 기간인 한 달 남짓보다 서너배는 더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막연한 불안감이 들었다.


한국에서 생활하던 기숙사는 근처 5~10분 거리에 학생식당이 있고 운영 시간에 맞춰가서 사먹어야 했다.

하지만 이 곳은 housing type에 따라(각 기숙사 별 meal plan 포함 유무는 지난 포스팅 -> 2015/03/13 - [Life in NUS] - [싱가포르/싱가폴 교환학생] 싱가포르 국립대학(NUS) 기숙사, 기숙사별 장단점 을 참조)

meal plan의 포함 유무가 달랐는데, 그 중 내가 속한 기숙사인 Tembusu College는 1층의 큰 식당에서 아침, 저녁을 제공하는 옵션이었다.



우선 해리포터의 기숙사 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큰 dinning room이 있는데(물론 그것보다 훨씬 현대적인 분위기긴 하지만)

아침은 오전 7:00~10:30 까지, 저녁은 오후 5:30~9:30 까지 제공한다.

KAIST 학생 식당이 아침 8:00~9:30(혹은 10:00), 저녁 5:30~7:30 으로 짧게 운영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운영 시간이 길다는 것은 탄력적으로 내 일정에 맞추어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굉장히 편하다고 느꼈다.



식당 안에 들어갈 때는 학생증, matric card를 찍고 들어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UTown 내에 많은 학생들이 거주하다 보니 보안상 다른 학생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함인 것 같다.

밥을 받기 위해서는 주방으로 통하는 출입구 앞 컴퓨터에 다시 한번 학생증을 찍어서 전산시스템에 입력해야 하는데

한 식사당 3번까지 입력할 수 있다.

한 학기당 아침 100번, 저녁 100번을 먹을 수 있는데 피치못할 사정으로 식사를 못할(?) 경우나

양이 차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서 여러번 먹을 수 있도록 해 둔 것 같다.

학생증을 찍으면 손가락3개 크기만한 작은 식권을 주는데 이것을 각 코너에 가져 가서 식사와 바꿔먹으면 된다.



식당은 뷔페식?도 아니고 자율 급식도 아닌... 애매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일단 들어가면

Malay(말레이시아식), Indian(인도식), Western(양식), Asian(아시안식), Noodle(국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투명한 창 너머로 메뉴를 대략 보면 된다.


아침에는 malay, western, asian만 열고, 저녁에는 5개 코너가 모두 열려있다.

코너마다 모두 다른 음식을 제공하는데 malay, indian은 halal food (할랄푸드), 나머지는 non-halal 이다.

할랄과 할랄이 아닌 것은 식판, 식기, 잔반처리를 모두 따로 한다.



이 쪽은 말레이시아 음식 코너인데 각 코너에는 이렇게 배식을 담당하는 분이 계시고 이분께 아까 학생증을 찍고 받은 식권을 내밀면 접시에 음식을 담아 주신다.

급식때 처럼 아주머니께 잘보여서 조금 더 달라고 하면 맛있는거 더 주시기도 하고ㅋㅋ 그렇다...

나는 말레이시아 음식은 입에 잘 안맞는 것 같아서 두세번 정도 먹고 그 이후로는 왠만하면 안먹고 있다. ㅠㅠ

보통 인도음식이나 말레이시아 음식은 할랄이기 때문에 항상 고정 수요가 있는 편이고 나머지는 유동적으로 변하는 편이다.



이 쪽은 아시아 음식인데 딱히 특정 지역의 요리가 나오는 것은 아닌 것 같고 (한국이나 일본요리는 안나옴)

주로 중국,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음식이 무작위로 섞여서 나온다.

닭고기나 돼지고기, 생선류가 항상 포함되어 있는 편이고... 그래서 그런지 칼로리도 가장 높아보인다.



다른 코너와 다르게 아침의 경우 음식 샘플도 따로 있다.

코너는 아시안으로 하나지만 실질적으로 5 종류 정도의 음식을 받을 수 있다. 식권이 하나라서 한종류밖에 못먹지만.


보통(이라 쓰고 거의 매일이라 읽는다.) 아시안 아침으로는 볶음 국수종류, 돼지고기가 들어있는 찐빵, 죽과 딤섬이 나온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도 따로 있지만 나는 고기를 좋아하므로 정말 먹을게 없는 경우가 아니면 선택하지 않는 편.



Tembusu College 식당의 좋은 점은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드링크바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커피와 홍차, 2종류 정도의 음료나 우유 등을 무한리필로 마실 수 있다는 것!

단 음료나 음식 등을 식당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것은 안된다. 하지만 가끔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가는 사람들을 목격하곤 한다.

커피가 딱히 맛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커피를 자주 마시는 나로서는 커피값을 좀 아낄 수 있었다 :)



아침의 경우는 무한리필 식빵이 제공된다. (잼 종류좀 바꿔줘... 딸기/피넛버터/버터/카야잼? 한학기 내내 이거...)

뭔가 항상 두조각 먹기는 부담스러워서 한조각만 먹는데 토스트는 western에서 나오는 음식이랑 잘어울려서

아침 메뉴는 보통 말레이시아나 아시아 코너 보다는 양식 코너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도 토스트기에 따뜻하게 데워서 잼발라서 한입 베어물면 나름 맛있음ㅋㅋ.... 흰색보단 갈색 식빵이 맛있다!


저녁의 경우는 무한리필 샐러드가 제공된다! 토마토 샐러드인데 늦게 가면 양상추만 있다는게 함정.

여기 음식이 대체적으로 기름지고 느끼한데 야채를 규칙적으로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잔반 처리는 셀프로 잔반통에 버리고 식기를 이곳에 반납하면 된다.

한국처럼 껍질 따로 음식물쓰레기 따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고 그냥 액체류 포함한 남은 음식을 모두 섞어서 버린다.

음식이 입맛에 맞거나 배고플 때는 거의 식사를 남기지 않지만 잘못된 선택으로 (ㅠㅠ) 이상한걸 고르면 반 이상 잔반통으로 직행한다.


1월부터 3월 초까지는 식사 할 때마다 사진을 찍었는데 이제 비슷한 메뉴가 계속 반복되기도 하고 질려서 찍지 않고 있다.



어느날 아침.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꽤 균형잡힌 식단이 나온 것 같아서 찍어봤다.

양식 아침의 경우 계란 요리와 햄 혹은 베이컨 종류는 항상 나오는 것 같다.

이렇게 다 먹으면 엄청 배부름.



이건 어느날 저녁. 군대리아가 생각나는 셀프 햄버거가 나왔다. ㅋㅋ

저 안에 들어가는 패티와 햄이 꽤 짜게 간이 되어 있어서 계란과 빵을 함께 먹으면 간이 잘 맞는다. :)



내가 좋아하는 사이드 메뉴중 하나인 귀리(oats)는 아침에만 나오는데 무한리필 셀프바에서 맘대로 퍼먹을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이렇게 많이 먹는 것 같은데 한국에서는 거의 먹어본 적이 없다.

oats를 푹 끓여서?삶아서? 죽처럼 만든 것 같은데 간이 거의 되어 있지 않아서 아침에 부담되지 않고 든든하다.


그러고 보니 거의 10번중 7번 이상은 아침, 저녁 양식을 먹는 것 같은데 (싱가포르에서 매일 양식이라니!)

아시안 음식은 저녁의 경우 이런식으로 나온다.



뷔페에서 담는 것 처럼 한 접시에 3~4종류의 여러 음식을 담아주는데 백미/현미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오른쪽 작은 접시에는 무한리필 샐러드! 양상추가 항상 신선하다.


보고만 있어도 배불러지는 음식들 :D


NUS 내의 다른 학생식당들과 비교해보면 가격은 한 끼당 3~5 싱달러 정도로 비슷한 편이지만 장단점이 있다.

우선 장점은,

1. 영양적으로 좀 더 균형잡힌 식사를 할 수 있다. - 학생식당의 메뉴들은 단품메뉴가 많아(예를들어 치킨라이스의 경우 닭고기 조금과 밥이 거의 전부) 특정 영양소가 부족햐기 쉬운데 residential college 식당은 식단을 짜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그런지 영양적으로 well-balanced 되어 있다.

2. 덜 자극적이다. - 너무 맵거나 짜거나 단 음식들을 거의 볼 수 없다.

3.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먹을 수 있다. - 기숙사 생활의 최대 단점이 과일과 채소를 따로 찾아먹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인데 강제 배급-_-;을 하므로ㅋㅋㅋ 나같은 경우는 싫어도 사과를 꼭 2, 3일에 한번씩은 먹고 있다.

그 외에도 기숙사 1층이 바로 식당이기 때문에 매우 가깝다는 거리상의 장점이 있다.


단점

1. 5개의 서로다른 코너가 있다고는 하지만 거의 비슷한 메뉴가 반복되어 질릴 수 있다는 것이고.

2. 아침, 저녁이 기숙사에 묶여있기 때문에 약속을 잡기가 조금 힘들다는 것?

3. 정해진 식사시간이 긴 편이지만 그래도 그 안에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

4. 드물긴 하지만 가끔 이게 5달러...? 하는 음식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럴 땐 본전을 뽑기 위해 드링크바의 음료나 토스트, 샐러드를 좀 더 먹게됨 -_-;)


물론 사람에 따라 장단점은 서로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이 정도 이야기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이 밥을 먹을 날도 약 40여일 남짓 남았다니 슬프다 ㅠ.ㅠ



2015년 1월부터 싱가포르 NUS에서 교환학생 신분으로 공부중 입니다 :-)

Posted by 곰지하